그렇게 빤히 봐도, 줄 거 없는데~. 으음, 이거라도 읽어줄까? 그러니까 이 책이 뭐에 관한 책이냐면….
은 견
殷 鵑
26 · 시스젠더 남성 · 181cm · 한국인
외관
백색의 머리카락, 백색의 눈. 은견은 한눈에 봐도 기묘한 외모의 소유자다. 긴 머리카락은 끝을 정리하지 않아 이리저리 넘실대고, 무색한 눈동자는 자신을 내비치는 일 없이 상대를 투영한다. 견은 또래보다 얼굴이 앳되어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을 듣는다. 워낙 동안이기도 하지만 점이나 흉터, 상처 없는 깨끗한 피부가 한 몫 하는 중.
그는 웃기를 유난히 좋아한다. 큰 소리로 청징하게 웃는 일도 잦고, 은은하게 속모를 미소를 짓는 일도 잦다. 심지어 웃을 만한 상황이 아닐 때도 곧잘 벙글거린다. 때때로 그 미소는 이상야릇할 정도로 해밝다. 누군가는 낙관적이라고 평하고, 누군가는 선뜩하다고 평한다. 평소 잘 드러나지 않는 보조개가 그 미소 위에서 가장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보조개는 견이 유난히 기분이 좋을 때-그러니까 그가 활짝 웃을 때-만 나타난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만이 견의 진짜 웃음이라고 말하기도.
성격
산뜻한 / 쾌활한 / 사교적인
견은 밝은 사람이다. 그런 맑은 기운은 타고나는 것일지 궁금해질 정도로, 그는 특유의 유쾌함으로 남을 기분 좋게 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 늘 잘 웃고, 활발하게 행동하고, 또 매사에 적극적이다. 그리고 사교술에 능숙하다. 쾌활한 미소와 더불어 선을 지키는 농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대화를 매끄럽게 이어나가는 능력…. 누구나 견에게는 그런 말을 했다. 너 정말 사회생활 잘한다. 어떻게 그렇게 말을 재미있게 해? 그러므로 견이 어떤 사람인지 그 평을 물으면, 누구에게 묻든 꼭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은 견? 걔 진짜 넉살 좋지. 그냥 사람이 좋아.
견의 쾌활함이 유달리 특별한 점은, 그 쾌활함이 상대를 전염시킨다는 것이다. 그는 타인의 약점은 보호하고, 강점은 치켜세운다. 상대에 따라 그 방식이 다르다는 점에서, 견의 미소는 타인을 상처주지 않고 누그러뜨린다. 그러므로 견은 타인에게 산뜻한 기분 좋음을 전달하는 남자였다.
과민한 / 사람을 좋아하는 / 복잡한
그러나 견의 친절은 그 스스로 유약한 사람인 데 기반한다. 은견은 예민하고 섬세하다. 그것은 단순히 감각이 예민하다는 의미를 넘어서, 그가타인의 적의와 호의를 본능으로 알아챈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직감한 그대로 지나쳐도 좋을 것을, 견은 인간관계에 함몰되다시피 집착한다. 어떤 사람에게든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하고, 타인에게 공격받는 것을 괴로워 한다. 인간관계에 신경을 소모한다는 것이, 사람마다 정도 차는 있어도 누구나 그렇다지만 은견은 유달리 심하다. 사람을 지나치게 좋아하기 때문이다. 상대와의 친분이 그의 사랑을 구분짓지 못해서, 그는 누구에게나 마음을 쓰고 누구에게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작은 것조차 미워하지 못하고, 작은 미움조차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모두와 친해서 누구와도 친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곤 한다.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럼으로써 상대와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기 위해서. 견은 언제나, 주변인을 지나치게 가까이 끌어들이지 않는 동시에 완전히 밀쳐내지 않기 위해 온 신경을 쓴다. 그의 해밝은 모습엔 티끌 하나의 거짓도 없지만, 그 모습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복잡한 계산 하의 모습이라는 사실은 그 자체로 기묘하다.
완고한 / 열성적인 / 낙관적인
인간관계에 집착하는 사람은 남에게 쉽게 휘둘린다는 통념과 달리, 견은 의외로 고집이 세다. 부탁을 직설적으로 거부하진 않을지언정, 특유의 반드러움으로 상황을 제 쪽에 유리하게 뒤집곤 한다. 필요하다면 제 주장을 숙일 줄도 알지만 그 필요성을 느낄 때가 드물다. 즉, 견은 일이 제 뜻대로 흘러가도록 조작하기를 좋아한다. 부드러운 말씨와 위하는 칭찬으로 얼마나 은근하게 사람을 움직이는지, 견에게 이용당한다 할지라도 눈치채는 사람은 드물다. 하나 놀라운 점은 알아챈다고 해서 견을 미워하거나 힐난하는 사람도 드물다는 것이다.
그것은견의 이용이 이기가 아닌 선의에 놓여 있는 덕분이다.견이 상대를 제 뜻대로 유도함으로써 얻고 싶어하는 것은 언제나 '더 좋은 것'. 견은 인간을 좋아하는 만큼 인간을 끊임없이 고찰하고, 다시 인간 속의 개체를 쉴새없이 애정한다. 그리고 호감을 기반으로 한 관찰과 분석을 통해 모두에게 더 좋은 결과를 안겨주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견의 이용은 애정으로부터 비롯된다. 견은 인간에 한해서는 매사 열성적이며, 또 낙관적이다. 나름의 희망을 나름의 방식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外
1. 생일
4월 8일생, 탄생화는 금작화. 꽃말은 박애.
2. 가족
두 살 터울의 형(은 범)과 함께 아버지 손에서 자랐다. 부모님은 견이 중학교 3학년 때 의견 차로 이혼.
아버지나 형과는 달리, 견은 아직도 어머니와 연락을 취한다.
사회부적응자인 형 때문에 양쪽에서 부담을 떠안고 있는 입장.
3. 머리
대학에 떨어질 줄 알고 입대를 지원했다가 붙어서 바로 휴학했다. 제대 후 머리를 기르기 시작한 게 마음에 들어서 쭉 길렀다.
4. 좋아하는 것
아날로그를 좋아한다. 옛날 게임기나 편지 쓰기, 레트로 감성 등이 취향. 최신 전자 시스템은 잘 다루지 못하며, 기계에 약하다. 책을 좋아하는 견에게 있어 최근 고민은 전자책을 써 봐야 할지 걱정되는 것. 취미는 아끼는 노트에 시 베껴쓰기다. 글씨체가 둥글둥글해서 귀엽다.
5. 사생활
옛날부터 집안일을 도맡아 해서 생활력이 좋다. 이른 군생활 덕택에 청소, 빨래에도 능숙. 요리도 잘한다. 다만 다년간의 알바에 쪼들려서 경제 관념만은 상당히 박한 편. 항상 물건을 신중하게 고르고, 불필요하다 싶으면 무조건 돈을 아낀다.